20년 절세 공식이던 부부 공동명의, 왜 갑자기 뒤집혔나

부부가 집 한 채를 절반씩 나눠 가지면 종부세가 줄어든다는 '공동명의 절세 공식'이 내년 세제 개편으로 깨졌다.
비거주 공동명의 1주택 부부의 합산 공제액이 18억 원에서 8억 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게 핵심 변화다.
종부세는 사람별로 매기기 때문에 부부가 집을 절반씩 나눠 가지면 공제도 두 번 받는다. 지금까지는 1인당 9억 원씩, 부부 합산 18억 원을 공제받아 단독명의 1주택자(12억 원)보다 유리했다. 공동명의가 2008년 인별 과세 도입 이후 20년 가까이 절세 공식으로 통했던 이유이자, 맞벌이 부부가 보편적으로 선택해 온 명의 형태였다.
산식이 바뀌면서 생긴 역전
개편안은 단독명의 1주택자 공제액을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리는 대신, 나머지 주택 보유자 공제를 '4억 원+5억 원×거주 주택 가격 비중'으로 바꿨다. 문제는 이 산식이 공동명의 1주택자에게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전·월세를 준 경우 거주 비중이 0이 되어 공제가 4억 원으로 줄고, 부부 합산으로는 18억 원에서 8억 원까지 떨어진다. 단독명의 비거주자 공제가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만 줄어드는 것과 비교하면 공동명의의 하락 폭이 훨씬 크다.
실거주 부부도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재 60%에서 2028년부터 70·80%로 이원화되는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단독명의 1주택자만 70%를 적용받는다. 공동명의 부부는 한 채에 실거주해도 다주택자와 같은 80%를 적용받아, 실거주 여부와 별개로 명의 형태 자체가 세율 구간을 가르는 변수가 됐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세제 개편안이 지나치게 복잡해져 일반인은 이해조차 하기 힘들어졌다. 종부세 변동이 큰 고가 주택을 공동명의로 가진 사람들은 세금을 낼 때마다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다.실거주 여부가 세 부담을 가르는 핵심 변수
- 실거주 공동명의 부부1인당 9억 원, 부부 합산 18억 원 공제가 그대로 유지돼 종전과 같은 절세 효과를 계속 누릴 수 있어 큰 변화가 없다.
- 10년 이상 보유한 70대 이상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 최대 80%를 챙길 수 있는 단독명의 전환이 오히려 세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할 수 있다.
- 비거주 공동명의 1주택자거주 주택 가격 비중이 0이 되면서 부부 합산 공제가 18억 원에서 8억 원으로 급감해 세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
- 일시적 비거주자(해외 발령 등)임대 만료 후 입주 예정이어도 현재 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다주택자와 같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부부 공동명의는 맞벌이 확산과 재산 형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흐름에 맞춰 보편적인 주택 소유 형태로 자리 잡아왔다. 헌법재판소도 2008년 11월 종부세 세대별 합산 규정에 대한 위헌 심판에서 혼인을 이유로 독신자나 사실혼 관계의 부부 등에 비해 불리하게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바 있어, 이번 개편이 그 취지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종부세법상 부부 공동 소유는 1주택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함께 보유세로 분류되는 재산세는 1주택자라면 단독·공동 소유 모두 동일한 공정시장가액비율(43~45%)을 적용한다. 국세인 종부세와 지방세인 재산세의 차이라고는 하지만, 같은 집 한 채를 두고 세목마다 다른 잣대를 적용받는 셈이라 납세자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Follow-up
한 발 더 들어가는 질문
1공동명의에서 단독명의로 바꾸면 취득세·양도세는 어떻게 되나?
공동명의를 단독명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배우자에게 이전하면 통상 증여로 간주돼 별도의 증여세·취득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자 간 증여는 10년간 6억 원까지 공제되는 등 세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주택 공시가격이나 지분 비율에 따라 실제 발생하는 세금이 달라지므로 일괄적으로 유불리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종부세 절감액이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증여세보다 커야 실익이 있기 때문에, 단독명의 전환을 검토할 때는 종부세뿐 아니라 전환 비용까지 함께 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2이번 개편안은 언제부터 실제로 적용되나?
기사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내년도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으며, 공정시장가액비율 이원화는 2028년부터,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 한도 신설은 2027년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돼 있다. 다만 세제 개편안은 국회 논의와 법 개정 절차를 거쳐야 최종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발표된 내용이 그대로 시행될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일부 조정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실거주 여부에 따른 기본공제 차등 적용처럼 파급력이 큰 항목일수록 입법 과정에서 세부 기준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재산세와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왜 다르게 적용되나?
재산세는 지방세, 종부세는 국세로 각각 다른 법률과 관할 부처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같은 '보유세'로 묶이더라도 세율 구조와 공제 기준이 별도로 설계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사에서 지적하듯 재산세는 1주택자라면 단독·공동 소유 구분 없이 동일한 공정시장가액비율(43~45%)을 적용하는 반면, 종부세는 이번 개편으로 단독명의와 공동명의 간 비율이 달라지게 된다. 두 세목이 같은 부동산 보유에 대해 부과되면서도 서로 다른 기준을 쓰는 구조라, 납세자 입장에서는 두 세금을 함께 계산할 때 혼란을 느끼기 쉬운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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