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3,000억 인수 발표 7주 만에…SK실트론 삼킨 두산 앞에 나타난 '관세 복병', 협상은?

인수 7주 만에 '관세 복병'…두산·SK실트론
웨이퍼 15% 관세, 마진 압박이 변수
두산이 SK실트론 인수를 최종 결정한 지 7주 만에 미국의 관세 카드가 날아들었다.
웨이퍼와 폴리실리콘에 대한 관세는 국내 반도체업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로, 인수 협상이 끝나지 않은 두산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관세 조치의 핵심
중국산 저가 재료 차단
미국은 12월 4일부터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수입에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웨이퍼는 1kg당 100달러 밑으로는 미국에 팔지 못하도록 최저 수입가격을 정하고, 여기에 15% 관세를 더한다. 반도체 칩이 완성된 '케이크'라면 폴리실리콘은 '밀가루', 웨이퍼는 '크림이 발라지지 않은 빵 원판'에 비유된다. 중국산 저가 재료가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완전히 틀어막겠다는 조치로,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두산에게는 '인수 직후의 변수'
7주 만에 나온 관세, 남은 협상
두산은 최근 SK로부터 SK실트론 지분 70.6%를 2조 3,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관세 부과 소식은 이 결정 이후 딱 7주 만에 나왔다. 최종 인수 마무리 시점이 내년 1월이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에 대한 매각 협상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SK실트론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웨이퍼 시장에서 17.9%의 점유율로 3위권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향 매출 비중은 50% 정도로 추정된다.
국내 반도체업계 영향
원가 비중은 낮지만 마진·행정 부담
반도체 제조 원가에서 웨이퍼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웨이퍼 구매액은 전체 원자재 매입액의 12.4%인 2조 3,000억 원, SK하이닉스는 7%인 1조 242억 원이었다. 또 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이 우방국 원자재를 활용하면 관세를 환급받는 조항도 있다. 다만 관세를 직접 내는 주체는 웨이퍼를 수입하는 고객사이므로, 고객사가 납품단가 인하를 압박하면 SK실트론의 마진이 일부 깎일 수 있다는 점이 남는다.
- 관세 직접 납부 주체는 웨이퍼를 수입하는 미국 반도체 고객사이지 SK실트론이 아니다
- 그러나 고객사의 단가 인하 압박으로 SK실트론의 마진 타격이 일부 되돌아올 수 있다
- 관세 환급을 받으려면 '중국산 재료 1% 미만' 증명이 필요해 행정 부담이 추가됐다
더 큰 그림: '반도체판 IRA'
규제 범위 확대 가능성
이번에는 실리콘과 웨이퍼까지만 관세 대상이 됐지만, 추후 규제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나온다. 중국산 광물이 들어간 제품의 보조금을 끊은 전기차 사례처럼, 한국에서 완성한 칩에 중국산 웨이퍼가 들어갔다면 미국 수출을 막는 '반도체판 IRA'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역확장법 제232조가 기존 관세 협정을 우회할 수 있는 조치인 만큼, 사전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으로서는 인수 완료 전에 규제 환경이 바뀌는 셈이다. 웨이퍼 관세가 실제로 SK실트론의 거래 조건에 반영될지는 고객사와의 협상에서 결정될 문제지만, 최종 인수 시점인 내년 1월까지는 규제 변화를 반영한 거래 조건 협상이 이어질 수 있어 변수로 남는다. SK그룹 회장 보유 지분 29.4%에 대한 매각 협상에도 이번 관세가 협상 재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Follow-up
한 발 더 들어가는 질문
1관세는 고객사가 내는데 왜 SK실트론이 타격을 받게 되나?
미국 세관에 관세를 직접 내는 주체는 웨이퍼를 수입하는 반도체 고객사다. SK실트론은 세금을 직접 부담하지 않지만, 고객사가 15% 관세 부담을 납품단가 인하로 메우려 하면서 압박이 SK실트론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즉 장부상 세금은 고객사가 내지만, 결국 깎이는 마진 타격은 SK실트론이 일부 부담하는 구조다. 여기에 관세 환급을 받으려면 '수입 웨이퍼에 중국산 재료가 1%도 섞이지 않았다'는 증명을 미국 세관에 해야 하므로, 관련 자료를 만드는 행정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2웨이퍼 관세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에는 어떤 영향을 주나?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반도체 제조 원가에서 실리콘 웨이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웨이퍼 구매액은 전체 원자재 매입액의 12.4%인 2조 3,000억 원, SK하이닉스는 7%인 1조 242억 원 수준이었다. 또한 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이 우방국 원자재를 활용하면 관세를 환급받는 조항이 있어, 미국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짓고 있는 두 회사의 부담을 일부 완화해 준다. 다만 규제 범위가 확대될 경우에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3무역확장법 제232조는 어떤 법이고 왜 시장이 주목하는 걸까?
무역확장법 제232조는 특정 수입품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때 대통령이 관세나 수입 제한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미국 법령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웨이퍼·폴리실리콘 관세가 이 조항에 근거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기존 관세 협정의 틀을 우회할 수 있는 조치라, 향후 규제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특히 중국산 재료가 들어간 반도체 제품의 미국 수출을 막는 '반도체판 IRA' 형태의 규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두산의 SK실트론 인수 이후 사업 전망은 어떻게 전개될까?
두산은 SK로부터 SK실트론 지분 70.6%를 2조 3,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최종 인수 마무리 시점은 내년 1월이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 29.4%에 대한 매각 협상도 남아 있다. 관세 부과 소식이 인수 결정 7주 만에 나온 만큼, 이번 변수가 인수 조건이나 잔여 지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전 포인트다. SK실트론은 글로벌 웨이퍼 시장 점유율 17.9%의 3위권 업체로, 인수가 완료되면 두산의 반도체 소재 사업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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