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담은 ETF는 40% 빠질 때…2개만 담은 이 상품엔 두 배 몰렸다

같은 '반도체 ETF'인데 자금 흐름은 정반대로 갈렸다.
10개 종목을 담은 TIGER 반도체TOP10 순자산은 두 달 반 만에 40% 넘게 빠졌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만 담은 'TOP2' 상품에는 같은 기간 자금이 두 배 넘게 몰렸다.
분산형 반도체 ETF는 자금 이탈 지속
13일 서울경제신문이 반도체 업종 ETF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TIGER 반도체TOP10의 상장 좌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한 5월 27일 2억 9,400만 좌에서 이달 11일 2억 6,585만 좌로 9.6% 줄었다. 같은 기간 KODEX 반도체와 TIGER 반도체도 각각 5.9% 감소했고, RISE AI반도체TOP10(-3.5%)과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2.7%) 역시 뒷걸음질했다.
순자산 기준 감소 폭은 더 두드러진다. 5월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TIGER 반도체TOP10의 순자산은 15조 318억 원에서 8조 9,334억 원으로 40.5% 줄었다. KODEX 반도체(-32.2%), TIGER 반도체(-27.5%)도 30% 안팎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상장 좌수는 설정·환매에 따라 늘고 줄기 때문에 실제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집중 상품엔 자금 쏠림
반면 상품명에 'TOP2'를 내건 ETF에는 같은 기간 대규모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 1Q K반도체TOP2+의 상장 좌수는 5월 27일 1,535만 좌에서 이달 12일 3,245만 좌로 111.4% 급증했다.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도 105.1% 늘었고,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 역시 43.4% 증가했다. 'TOP2' 상품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합산 비중은 48~53%로 다른 반도체 ETF보다 조금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대신증권 코멘트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의 주가 반등 가능성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4.30포인트(3.56%) 오른 6,813.34에 마감하며 이달 10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삼성전자(4.89%)와 SK하이닉스(5.92%)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Follow-up
한 발 더 들어가는 질문
1TIGER 반도체TOP10과 1Q K반도체TOP2+는 편입 종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TIGER 반도체TOP10 계열 상품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에도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DB하이텍 등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 상위 10개 안팎 종목을 나눠 담아 개별 종목 리스크를 분산하는 구조다. 반면 'TOP2'를 내건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합산 비중이 48~53%에 달해, 사실상 이 두 대형주의 주가 흐름에 수익률이 좌우되는 집중형 구조다. 분산형은 반도체 업종 전반의 완만한 상승에 유리하고, 집중형은 대형 두 종목이 업종 평균보다 강하게 오르는 국면에서 초과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지만 그만큼 두 종목에 악재가 생기면 낙폭도 커질 수 있다.
2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이 왜 하필 반도체 ETF 자금 흐름의 기준점이 됐나?
기사에서 비교 기준으로 삼은 5월 27일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상장한 날이다. 이 상품이 등장하면서 두 대형주에 직접 베팅하려는 수요가 기존의 분산형 반도체 ETF에서 빠져나와 더 집중적이고 변동성이 큰 상품으로 옮겨가는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이후 이 레버리지 상품의 변동성이 과도하다고 판단해 기본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올리고, 매도 대금이 실제 결제 완료된 뒤에야 예탁금으로 인정하는 보완 대책을 지난달 말 시행하기도 했다. 이런 규제 강화 흐름을 함께 참고할 필요가 있다.
3이런 쏠림 현상이 반도체 업종 전반의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
자금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대형주에 더 집중되면 두 종목의 수급이 개선되면서 주가 상승 탄력이 커질 수 있는 반면, 후공정·소재·장비 등 중소형 반도체 관련주는 상대적으로 자금 유입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날처럼 코스피 전체가 4거래일 연속 오르는 강세장에서는 대형주 강세가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는 낙수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자금 쏠림이 반드시 중소형주 소외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결국 관련 ETF에 투자할 때는 편입 종목 구성이 대형주 쏠림형인지 분산형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4지금처럼 순자산이 줄어드는 TOP10형 ETF에 이미 투자하고 있다면 어떻게 봐야 하나?
순자산 감소는 투자자 환매와 반도체주 가격 하락이 겹친 결과로, 상품 자체의 구조적 결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금이 TOP2형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분산 효과보다 대형주 집중 베팅을 더 선호하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보유 중인 ETF의 편입 종목 비중과 최근 수익률을 TOP2형 상품과 비교해보고 투자 목적(분산이냐 집중이냐)에 맞는 상품인지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무작정 갈아타기보다는 자신의 리스크 허용 범위를 먼저 따져보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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