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결제 수수료, 현대차는 7분 송금…4대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쓰는 이유

유통, 자동차, 종합상사, 반도체.
업종이 전혀 다른 4개 대기업이 최근 나란히 스테이블코인 실증에 뛰어들었다.
관심 표명 단계를 넘어 결제·송금·무역금융 등 각자 사업 구조에 맞는 실제 활용처를 찾아 나선 모습이다.
국내 5대 금융지주 관계자가전기업은 물론 온라인·오프라인 유통사들도 만나고 있다. 제도화 논의 초기엔 단순히 관심을 보이던 기업들이, 이제는 먼저 디지털자산 사업 협력을 문의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만큼 태도가 달라졌다.제도화 논의 초기 단순 관심에서, 실제 사업 인프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쿠팡 — 결제·정산 수수료 절감
연매출 49조 원 규모의 쿠팡은 우리은행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PoC를 진행해 쿠팡이츠 결제·가맹점 정산 구조를 검증했다. 기존 신용카드 결제망을 유지하며 가맹점 정산 단계에만 스테이블코인을 쓰는 방식과, 결제부터 정산까지 전부 스테이블코인으로 처리하는 방식 두 가지를 시험했다. 쿠팡이 투자한 레이어1 블록체인 템포(Tempo)가 활용됐으며, 업계에서는 매출 49조 원에 1.8% 수수료만 적용해도 절감 규모가 상당하다고 평가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 매출채권 토큰화·해외송금
80여 개 해외 거점을 둔 종합상사 특성상 무역금융·해외송금에 초점을 맞췄다. LG CNS와는 인젝티브(Injective) 블록체인으로 무역거래 매출채권을 디지털 자산으로 발행·관리하는 구조를 검증했고, 신용장(LC)·무역서류 검토에는 AI를 적용했다. 하나금융·두나무와는 두나무의 기와(GIWA)체인에 해외송금 거래를 기록하고 하나은행 외환 계좌와 연동하는 인프라를 구축 중이며, 연 4만 건 해외송금을 수분 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 해외법인 간 7분 송금
미국법인이 2만 달러를 USDT로 전환해 멕시코법인으로 보내는 1차 PoC에서 송금·검증 전 과정이 평균 7분 걸렸다. 현대카드, 테더, 아발란체,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 기업 액심이 참여했으며 현대차 해외법인이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보유·취급하지 않는 구조를 택해 디지털자산 보유에 따른 규제 부담을 낮췄다. 지난달 유럽 내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한 2차 PoC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며, 체코 등 생산거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삼성전자 — 삼성월렛 스테이블코인 탑재
비자·마스터카드 등 140여 곳이 참여한 오픈USD(OUSD) 컨소시엄에 지난 6월 합류했고, 지난달 런던 갤럭시 언팩 2026 행사에서 삼성월렛에 스테이블코인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리 딘햄 삼성전자 프로덕트 매니저는 주요 모바일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스마트폰에 스테이블코인을 기본 탑재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대규모 이용자 접점을 활용한 결제 채널 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디지털자산 사업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기업이라며, 이미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와 페이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신용카드를 삼성월렛에 등록해 쓰는 것처럼 스테이블코인을 월렛에서 받아 결제로 연결하는 구조도 가능하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생산거점 간 B2B 자금 이동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일반 기업들이 디지털자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려면 제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지방선거 전후로 동력을 잃으며 입법 일정이 반년 넘게 밀리는 사이, 기업들의 사업 추진 속도도 한풀 꺾였다는 평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관련 사업 문의가 많았지만, 법제화가 늦어지면서 예전만큼 적극적인 분위기는 아니라고 전했다.
Follow-up
한 발 더 들어가는 질문
1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결제망보다 수수료가 싼 이유는 무엇인가?
신용카드 결제망은 카드사·밴사(VAN)·PG사 등 여러 중개기관을 거치면서 각 단계마다 수수료가 붙는 구조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당사자 간 자금을 직접 주고받을 수 있어 중개기관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기본 논리다.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쿠팡같이 연매출 49조 원 규모의 대형 플랫폼은 거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결제·정산 구조를 조금만 효율화해도 절감되는 금액이 상당하다. 다만 이번 쿠팡·우리은행 PoC는 실제 가맹점이 아닌 가상의 가맹점을 대상으로 진행된 기술검증 단계로, 실제 수수료 절감 효과가 상용화 단계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될지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2디지털자산기본법은 왜 늦어지고 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기사에 따르면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는 지방선거를 전후로 동력을 잃으며 입법 일정이 반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이 법은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사업에 나설 때 필요한 인가 요건, 준비금 관리 방식, 이용자 보호 장치 등 제도적 기반을 규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구체적인 조항 내용은 원문 기사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법제화가 늦어지면서 시중은행 관계자가 전한 것처럼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활발했던 기업들의 사업 문의가 예전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점이, 입법 지연이 실물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확한 국회 재상정 일정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3OUSD 컨소시엄은 기존 USDC·USDT와 무엇이 다른가?
기사에 따르면 OUSD(오픈USD)는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기업 140여 곳이 참여한 컨소시엄으로,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발행사가 독점하지 않고 참여 기업과 나누는 구조를 제시해 주목받았다. 기존 대표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USDT(테더), USDC(서클)는 발행사가 준비금 운용 수익(주로 미국 국채 이자)을 대부분 독점하는 구조였다는 점에서, OUSD의 이자 공유 모델은 참여 기업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결제수단이 아니라 수익 배분에 참여하는 인프라로 접근할 유인을 만든다. 일각에서는 이런 방식이 글로벌 2위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의 시장 지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으나, 이는 업계 전망일 뿐 확정된 결과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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