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성장률 39년 만에 최고…대만 정부, 전 국민에 44만원 쏜다는데

대만이 AI·고성능컴퓨팅 수요 폭증에 힘입어 올해 GDP 성장률 11.05%, 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자, 라이칭더 총통이 전 국민에게 1인당 44만 원을 지급하는 'AI 보너스'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특수가 실물 경제 지표로 확인된 사례이자, 정치적 논란도 함께 불붙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지난 17일 총통부에서 행정원의 '2027년도 중앙정부 총예산안' 보고를 받은 뒤, 인공지능(AI)·고성능컴퓨팅(HPC)·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 증가로 인한 경제 성장의 열매를 국민 1인당 1만 대만달러 지급을 통해 전 국민이 함께 누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를 필두로 한 반도체 산업이 대만 경제 전체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대만 정부는 '세입·세출 균형'과 '실질적인 제로 부채'라는 원칙 아래 내년도 예산안을 2,357억 대만달러(약 10조 4,000억 원)로 증액 편성할 계획이다. 예산안은 오는 20일 행정원장 주재 회의에서 확정되며, 입법원이 연말 전 통과시키면 내년 2월 춘제(설) 이전에 국민들이 보너스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부채를 늘리지 않으면서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운 만큼, 재원 마련 방식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함께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5차례 소비쿠폰과는 다른 '성장 배당' 성격
대만 당국이 소비쿠폰이나 현금을 지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대응,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2021년, 2023년 경기부양, 2025년 미국 상호관세 충격 대응까지 총 5차례 지급 사례가 있었다. 다만 이번 지급은 경기 침체 대응이 아니라 '강력한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성격이라는 점에서 앞선 사례들과 결이 다르다는 게 대만 정부의 설명이다.
- AI·반도체 특수가 실물지표로 확인GDP 성장률 11.05% 전망은 대만 반도체·AI 인프라 산업의 실적 호조가 국가 경제 전체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 '내로남불' 정치 공방야당은 집권 민진당이 작년엔 같은 성격의 현금 지급을 위헌이라 비판했다가 올해 급선회했다고 지적하며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 국방예산 통과용 지렛대 관측현금 지급이 역대 최대 49조 7,000억 원 규모 국방예산 통과를 위한 여론 다지기라는 해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Follow-up
한 발 더 들어가는 질문
1대만의 GDP 성장률이 이렇게 높아진 구체적 배경은 무엇인가?
대만 통계 당국 주계총처는 올해 GDP 성장률을 39년 만에 최고치인 11.05%로 전망했는데, 이는 인공지능(AI), 고성능컴퓨팅(HPC),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 증가가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대만은 TSMC로 대표되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붐이 곧바로 반도체 수주와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서버용 첨단 반도체 생산을 TSMC에 대거 의존하면서, 이 특수가 대만 경제 전체의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라이칭더 총통이 언급했듯 이런 고성장의 혜택이 모든 계층에 균등하게 돌아가지는 않고 있어, 정부가 평균 이하 가정을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한 배경이기도 하다.
2이번 현금 지급이 실제로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기사 시점 기준으로는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 대만 정부의 2027년도 중앙정부 총예산안은 오는 20일 행정원장(총리 격) 주재 회의에서 최종 확정되며, 이후 입법원(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대만 정부 관계자는 입법원이 올해 말 이전에 예산안을 통과시킬 경우 내년 2월 춘제(설) 이전에 국민들이 보너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국방예산 통과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얽혀 있어 심의 과정에서 지연되거나 규모가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제1야당인 국민당이 정책 급선회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대만의 반도체 특수는 한국 반도체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대만의 GDP 성장률 11.05% 전망은 TSMC를 필두로 한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방증으로, 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도 간접적인 긍정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AI 서버 구축에는 TSMC의 파운드리 생산 능력뿐 아니라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한국 기업이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도 필수적으로 투입되기 때문에, 대만발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한국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수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만과 한국은 파운드리·메모리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경쟁 관계이기도 하므로, 대만의 성장이 곧바로 한국 기업의 실적 개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관련주 투자자라면 대만의 성장률 지표를 글로벌 AI 수요 사이클의 선행 지표 중 하나로 참고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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