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3,100억에 팔린 롯데렌탈…어피니티는 왜 막히고 TPG는 뚫렸나

롯데렌탈, 21개월 표류 끝에 TPG 품으로
1조 3,100억원, 어피니티 계약가보다 23% 낮은 가격에 성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불허로 좌초됐던 롯데렌탈 매각이 21개월 만에 다시 성사됐다.
이번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아니라 글로벌 4위 사모펀드 TPG가 새 주인이 됐고, 가격은 이전 계약보다 23% 이상 낮아졌다.
인수 작업을 주도한 윤신원 TPG 부대표는 롯데렌탈을 기업 간 거래(B2B) 차량 렌탈 비즈니스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서울 잠실 롯데타워를 수십 차례 찾아 설득했다. 포드·허츠 CEO 출신 마크 필즈 TPG 고문까지 실사에 투입해 딜을 완성시켰다. 막판에는 한국앤컴퍼니가 1조원대 중반의 인수의향서를 내며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자체 펀드로 대금을 전액 조달해 딜 완결성이 높은 TPG가 최종 낙점됐다.
8조 6,000억 짊어진 호텔롯데, 숨통 트인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 PF 리스크 방어를 위한 '프로젝트 샬롯' 펀드 차입금 1조 5,000억원 이자보충 의무, 롯데바이오로직스 출자, 뉴욕 호텔 부지 매입 자금 등으로 재무 부담이 누적돼 왔다. 롯데그룹 계열사 합산 차입금은 29조 9,330억원, 내년까지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만 3조 3,430억원에 달해 이번 매각 대금이 그룹 전체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비핵심 자산 순차 정리
바이오·화학 재편에 실탄 투입
수소 사업 본격 가동
롯데렌탈은 198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미국 렌터카 업체 허츠와 제휴해 금호렌터카로 설립한 이래, 2010년 KT에 3,000억원, 2015년 롯데그룹에 1조 200억원, 그리고 이번에 TPG에 1조 3,100억원에 매각되며 네 번째 주인을 맞게 됐다. 설립 이후 세 번째 매각이자 첫 사모펀드행이라는 점에서, 국내 렌터카 업계의 소유 구조가 전략적 대기업에서 재무적 투자자 중심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IB 업계 관계자롯데그룹은 렌탈 매각을 통해 그룹 전반의 재무 불확실성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확보한 현금이 바이오, 고부가 화학 소재 등 미래 먹거리로 원활히 유입돼 실질적 성과로 연결될지가 관건이다.
Follow-up
한 발 더 들어가는 질문
1TPG가 잔여 지분까지 공개매수하면 롯데렌탈은 상장폐지되나?
이번 거래는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61.18% 지분에 대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TPG가 이후 잔여 유통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리면 상장폐지를 위한 소수주주 축출(스퀴즈아웃) 요건을 갖출 수 있어, 통상 PEF의 비상장 전환 수순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번 기사에는 TPG의 구체적인 상장폐지 계획이나 공개매수 가격이 명시되지 않아, 실제 진행 여부와 조건은 향후 공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2어피니티는 왜 불허됐는데 TPG는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걸까?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1월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를 독과점 우려를 이유로 불허했다. 어피니티가 이미 국내 렌터카·모빌리티 관련 포트폴리오사를 보유하고 있어 기업결합 시 시장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TPG는 국내 렌터카 시장에 직접적인 계열 포트폴리오사를 갖고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기업결합 심사 부담이 낮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공정위 심사는 아직 공식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으므로 실제 승인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3매각가가 어피니티 계약가보다 23%나 낮아진 이유는 뭘까?
기사에 따르면 이번 거래 가격은 어피니티와 체결됐던 주당 7만 7,000원 대비 23% 이상 낮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명확한 사유는 기사에 직접 제시되지 않았지만, 정황상 ①공정위 불허로 한 차례 거래가 좌초되며 매각 측의 협상력이 약화됐고 ②TPG가 자체 펀드로 대금을 전액 조달해 딜 완결성을 담보한 대신 가격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받아냈으며 ③3분기 내 매각을 서둘러야 했던 롯데그룹의 시간적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업계 정황에 기반한 추정이며, 정확한 가격 결정 배경은 양사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4이번 매각이 롯데지주 등 그룹 상장 계열사 신용등급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한국신용평가는 앞서 연내 롯데렌탈 매각이 완료되지 않으면 단기간 내 유의미한 차입 부담 완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매각으로 호텔롯데가 1조 3,1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면서 그룹 계열사 합산 차입금(29조 9,330억원) 대비 재무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내년까지 도래하는 상장 계열사 11곳의 회사채 만기 규모(3조 3,430억원)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신용평가사들이 실제로 등급이나 전망을 상향 조정할지는 매각 대금이 차입금 상환에 얼마나 투입되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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