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나라 곳간에 100조 원 새 돈주머니…미래대응기금 추진안 공개

반도체 호황으로 걷힌 돈이 쌓여 내년부터 '국가 재정 저수지'를 채운다.
정부가 최소 100조 원 규모 미래대응기금 추진안을 공개했는데, 국회 승인 없이 지출을 바꿀 수 있는 20% 조항이 '상시 추경' 논란을 불렀다.
어떤 돈이, 어떻게 쌓이는가
기존 초과세수와 다른 '추가세수'가 재원
미래대응기금은 최근 10년간 세입 증가 추세를 웃도는 '추가세수'를 재원으로 조성된다. 현행 초과세수는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국가채무 상환 순으로 쓰는 의무가 따르지만, 추가세수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정부가 AI·첨단산업과 청년·지방·교육 등 4개 분야에 탄력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 적립 재원: 최근 10년 세입 증가 추세를 넘어선 '추가세수' — 2027년 추세치 약 113조 6,000억 원 대비 초과분이 그대로 적립된다.
- 예상 규모: 반도체 호황 세수와 교육교부금 감소분을 고려하면 내년 최소 100조 원 안팎, 100조 원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
- 운용 구조: 세수가 많으면 저축했다가 결손이 나면 일반회계로 돌려주는 '재정 저수지' 역할을 함께 맡는다.
왜 '상시 추경' 논란이 붙었나
20% 지출 변경, 국회 승인 불필요
가장 큰 논란 지점은 집행의 유연성이다. 기금운용계획은 국회 심의·의결을 받지만, 이후 사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지출 금액의 20% 범위 안에서는 국회 승인 없이 사업 간 금액을 바꿀 수 있다. 추경 편성부터 국회 통과·집행까지 석 달 이상 걸리는 기존 방식과 달리 훨씬 빠르게 움직이는 만큼, 사실상 연중 상시 추경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 경고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칙적으로 정부 예산은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20%라고 하더라도 국회 승인 없이 예산 통제 원칙에서 빠져나가는 영역이 존재한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국회의 관리·감독 장치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교부금, 55년 만의 개편
내국세 연동 폐지 → 100조에서 약 80조로
교육 분야도 손을 댄다. 1972년 도입된 내국세 20.79% 연동 방식을 55년 만에 폐지하고,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해 규모를 새로 산정한다. 이에 따라 내년 교육교부금은 100조 원 수준에서 약 80조 원으로 줄어들 전망이고, 산식 개편으로 생긴 차액은 2028년부터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 계정에 적립돼 재투자된다.
국가채무는 이미 1,268조 원
정부는 '운용 수익'으로 맞선다
Follow-up
한 발 더 들어가는 질문
1미래대응기금과 기존 초과세수는 어떻게 다르길래 '상시 추경' 논란이 나오나요?
현행법상 초과세수는 추경을 편성하지 않으면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국가채무 상환 순서로 의무적으로 써야 하지만, 미래대응기금 재원인 '추가세수'는 이런 의무에서 자유로운 데다 지출액의 20% 범위에서 국회 승인 없이 사업 간 금액을 바꿀 수 있다. 추경은 편성부터 국회 심의·의결, 집행까지 최소 석 달이 걸리는 반면, 기금은 사업 집행 과정에서 훨씬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사실상 연중 상시 추경이나 정부 재량 재원처럼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교육교부금이 55년 만에 개편되면 학교 재정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되나요?
기존에는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교육청에 배분됐지만, 내년부터는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해 산정한다. 내년 교부금은 약 100조 원에서 80조 원으로 줄어들 전망이지만, 새 교부금이 전년보다 줄어들면 국가가 부족분을 보전해 전체 규모가 감소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산식 개편으로 생긴 차액은 2028년부터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 계정에 넣어 영유아·고등·평생교육과 해외 우수 인재 유치에 재투자하되, 다른 계정으로 전출은 불가능하다. 교육계는 세수 감소 시 학교 재정을 지킬 대안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3추가세수를 국채 상환에 쓰지 않고 투자하려는 정부 결정, 그 배경과 쟁점은 무엇인가요?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1,268조 1,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27조 원 늘었고 7월 국고채 조달 금리가 4.07%까지 올라, 일각에서는 증가한 세수를 투자보다 빚을 줄이는 데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당장 빚을 갚아 절감하는 이자보다, 미래대응기금의 여유 자금을 국채 이자율보다 높게 운용해 얻는 수익과, 세수 결손 시 다시 국채를 발행하면서 부담하게 될 이자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추가세수로 국채를 직접 상환하는 방안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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