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59년 만에 법인 접고 '지점'으로 가나

한국씨티은행, 법인 대신 '지점'으로
소액주주 주식 매수 방안까지 검토
한국과 미국 금융 협력의 상징으로 꼽혀온 한국씨티은행이 지금의 법인 형태를 버리고 외국은행 지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한 지 5년 만에 사실상 국내 사업 구조를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점 전환이 뜻하는 것
금융감독당국과 씨티그룹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씨티는 현재의 법인을 없애고 외국은행 지점 형태로 바꾸는 데 필요한 절차와 소액주주 주식 매수 방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외국은행 지점은 법인보다 상대적으로 감독 규제가 느슨해, 한국 내 소매금융을 접은 씨티그룹 입장에서는 지점 전환이 남은 법인 운영 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다만 법인을 지점으로 바꾸려면 기존 주주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왜 지금 시점인가
씨티그룹은 2021년 한국에서 소매금융업을 철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씨티는 원칙적으로 올해 말까지만 기존 가계대출 고객의 만기 연장을 해주기로 했는데, 이 시한이 다가오면서 지점 전환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시점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소매금융 철수 이후 남아 있던 법인 형태의 잔여 사업을 정리하는 마지막 단계로 볼 수 있다.
소액주주 지분 정리가 관건
규제 부담은 가벼워진다
59년 역사의 상징성은 흐려진다
한국씨티 입장한국씨티는 이번 검토에 대해 "해외 은행들은 법인 영업만 하게 되면 지점 형태로 진출한다"며 "지점 전환을 이전부터 검토한 것은 맞으나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Follow-up
한 발 더 들어가는 질문
1한국씨티은행이 지점으로 전환되면 어떤 점이 달라지나요?
법인에서 외국은행 지점으로 바뀌면 한국씨티는 독립된 국내 법인이 아니라 씨티그룹 본사의 국내 영업점 형태로 운영된다. 이사회나 자기자본 규제 등 법인에 적용되던 감독 요건이 상대적으로 느슨해지고, 소액주주 지분도 매수 절차를 거쳐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는 예금자 보호 등 소비자 보호 장치와는 별개의 지배구조 변경이며, 구체적인 전환 시점과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인가 절차도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 실제 전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2한국씨티은행 소액주주는 어떻게 되나요?
현재 한국씨티 지분의 99.98%는 씨티그룹이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약 2,823명의 소액주주가 나눠 갖고 있다. 법인을 없애고 지점으로 전환하려면 이들의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데, 씨티그룹은 소액주주 주식을 매수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수 가격이나 방식, 일정 등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매수 제안이 나올 경우 조건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회사 측은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3씨티그룹은 왜 한국 소매금융을 철수했나요?
씨티그룹은 2021년 아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순차적으로 철수하겠다고 발표하며 한국도 그 대상에 포함시켰다. 글로벌 전략을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등 수익성이 높은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지점망을 유지해야 하는 개인 대상 소매금융의 비중을 줄이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한국씨티는 이후 가계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고 기존 고객의 대출 만기만 순차적으로 연장해왔는데, 이 만기 연장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어서 남은 법인 사업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4외국은행 지점과 법인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국내에 진출한 외국은행은 크게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과 본점의 지점 형태로 운영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법인은 별도의 이사회와 자기자본을 갖추고 국내 은행과 유사한 수준의 감독·규제를 받는 반면, 지점은 본점의 자본과 신용을 바탕으로 운영되며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가볍다는 차이가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소매금융 없이 기업금융·자금시장 업무만 하는 외국계 은행 상당수가 지점 형태를 택하고 있어, 한국씨티의 이번 검토도 이런 업계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이번 검토가 확정된 결정인가요?
아니다. 한국씨티 측은 지점 전환 검토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전부터 검토한 것은 맞으나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소액주주 지분 정리, 금융당국 인가 등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전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다만 소매금융 철수 이후 가계대출 만기 연장 시한이 올해 말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확정 발표가 나오면 소액주주 보상 조건과 전환 일정이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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