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보다 미국 증서가 더 비싸다…LGD·포스코 투자자들이 몰래 갈아탄 이유

LG디스플레이와 포스코홀딩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물량이 올해 반년 만에 각각 78.1%, 38.7% 급증했다.
국내 원주보다 미국 ADR 가격이 더 비싼 'ADR 프리미엄' 현상이 차익거래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기준 뉴욕증권거래소(NYSE) ADR 발행 수는 6,266만 3,706주로, 지난해 말 3,519만 1,892주 대비 2,747만 1,814주(78.1%) 늘었다. ADR 2주가 원주 1주에 해당해 예탁된 원주 기준 물량도 1,759만 5,946주에서 3,133만 1,853주로 확대됐고, 전체 발행주식 대비 ADR 원주 비중도 3.52%에서 6.27%로 상승했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ADR 발행 수가 지난해 말 915만 9,020주에서 올 2분기 1,270만 1,316주로 38.7% 늘었다. 특히 포스코홀딩스는 자사주 소각으로 전체 발행 주식 수가 오히려 줄어든 상황에서도 ADR 대응 원주 수는 늘어, 국내 유통 물량이 미국 예탁 물량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더 뚜렷하게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 헷지 수요
석병훈 이화여자대학교 교수ADR 프리미엄이 존재한다면 차익거래 목적으로 전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하며, 국내외 가격차가 투자자들의 ADR 전환 유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ADR 수량 증가는 신주 발행이 아니라 국내 원주를 예탁기관에 맡기고 그에 대응하는 증서를 미국에서 발행하는 구조라, 늘어난 만큼 국내 유통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 통상 기존 투자자가 보유 지분을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자본금 증가나 회사 재무구조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주가가 ADR 환산가보다 낮게 형성돼 있어, 포스코홀딩스와는 반대 방향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함께 확인됐다.
Follow-up
한 발 더 들어가는 질문
1ADR 프리미엄이 생기면 왜 원주를 ADR로 바꾸는 게 이득이 되나?
ADR(주식예탁증서)은 국내 원주를 예탁기관에 맡기고 그에 대응하는 증서를 미국 시장에서 발행하는 방식이다. 만약 미국에서 거래되는 ADR 가격이 원화로 환산했을 때 국내 원주 가격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면(ADR 프리미엄),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 원주를 사서 ADR로 전환한 뒤 미국 시장에서 더 비싼 가격에 팔아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는 6월 30일 기준 국내 종가가 31만 7,000원이었던 반면 ADR을 원화로 환산한 가격은 31만 8,432원으로 더 높았고, 6월 한 달 평균으로도 ADR 평균가(37만 1,554원)가 원주 평균가(36만 1,738원)보다 높게 형성돼 있었다. 이런 가격차가 투자자들의 ADR 전환 유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2ADR 발행 수가 늘어나면 국내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주나?
ADR 수량 증가는 신주를 새로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발행돼 있는 국내 원주를 예탁기관에 맡기고 그에 대응하는 증서를 미국에서 발행하는 구조다. 따라서 회사의 전체 발행주식 수나 자본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ADR로 전환된 만큼 국내 증시에서 직접 거래되는 유통 물량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다만 통상 기존 투자자가 여러 목적(차익거래, 환 헷지 등)에 따라 이미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옮기는 경우가 많아, 회사 재무구조나 지배구조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국내 유통 물량이 줄어드는 만큼 수급 측면에서는 참고할 만한 변수다.
3LG디스플레이와 포스코홀딩스의 ADR 전환 이유가 서로 다른 이유는 뭔가?
두 회사는 ADR과 원주 간 가격 관계가 서로 반대라는 점에서 배경이 다르다. 포스코홀딩스는 ADR 가격이 원주보다 높게 형성돼 있어 차익거래를 노린 전환 수요가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6월 30일 종가 기준 국내 주가(1만 1,530원)가 ADR을 원화로 환산한 가격(1만 2,054원)보다 오히려 낮게 형성돼 있었는데, 이 경우는 차익거래보다는 해외 투자기관이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원주 대신 달러 표시 ADR을 보유하려는 환 헷지 목적의 전환으로 알려졌다. 같은 'ADR 물량 증가' 현상이라도 기업별로 투자자들의 동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4이런 ADR 물량 증가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까?
이번 기사는 올해 상반기(2분기 기준) 반기보고서 데이터를 근거로 ADR 발행 수 증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흐름까지 단정적으로 예측하지는 않았다. 다만 업계는 고환율과 증시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이 이런 전환 수요를 자극한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 방향성과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유사한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환율이 안정되거나 국내외 가격 괴리(ADR 프리미엄)가 좁혀지면 전환 유인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다음 분기 반기·분기보고서에서 ADR 발행 수 추이를 확인하면 이 흐름이 지속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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